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황정은 작가의 <계속해보겠습니다> 리뷰

2018-06-10

오래 전부터 읽고 싶었던 소설인데 최근에 주말과 휴일에 여유가 되어서 읽기 시작했다. 다 읽는데까지 2주 정도 걸린 것 같다.

두 자매와 한 명의 “오라버니” 가 마치 번갈아 인터뷰를 하듯이 온전히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진행이 인상 깊게 다가왔다. 한 사람 한 사람의 진솔한 이야기를 진득하게 듣는 느낌을 받았다. 그게 좋았다. 제목이 “계속해보겠습니다” 인 이유는 다른 곳에 있지 않았다. 정말로 주인공들의 “계속하”는 이야기를 “계속” 해서 듣게 되기 때문에 “계속해보겠습니다” 인 것이다.

두 자매, 소라와 나나가 사는 공간은 독특하다. 비좁은 정사각형 반지하 방인데, 그 곳을 다시 반으로 쪼개 두 세대가 사는 공간이다. 그리고 그 정사각형의 외곽을 따라 복도가 형성되어있고, 별 다른 노력 없이 쉽게 다른 집의 내부를 들여다볼 수 있다고 묘사 되어있다. 두 자매는 그런 공간에서 “나기” 라는 남성을 만나게 된다. 독특한 공간이 매력적이었다. 그런 구조의 반지하 방은 어디인가 있을 법 하지만 쉽게 상상하기는 힘들었다. 쉽게 상상하기 힘들다는 특징은 후반부 나나의 혼인할 남자와의 갈등과도 연관이 되었고 그런 점들이 좋았다.

주변에 충분히 있을 법 하지만 잘 보이지 않는 사람들을 주인공으로 조명한다. 등장하는 세 명의 주인공 “나나”, “나기”, “소라” 모두 경제 형편이 좋지 않다는 점을 공유한다. 우리 사회에서 가난은 숨겨야 할 것으로 여겨지기 마련이다. 자매의 아버지가 과일 장사를 하시다 돌아가시고 경제 상황이 안 좋아져 살던 집에서 쫒겨나 반지하로 이사 왔을때의 서술이 그렇다. 두 자매는 호기심에 전에 살던 집에 한 번 가보지만, 이미 그 집은 다른 사람들에 의해 더럽혀진 뒤였다. 두 자매는 무서움을 느끼고 눈물을 흘리며 누가 쫒아오기라도 할까봐 뛰어서 도망을 간다.

성소수자에 대한 서술이 그저 일상적이고 별로 특별하지 않게 다룬 점, 그리고 두 명의 젊은 여성의 심리를 누구나 공감할 수 있을만큼 진솔하게 서술한 것이 인상적이었다. 특히 후반부에 요강 이야기는 조금은 충격적이었다. 그런 이야기를 할 때는 조금은 감정적이거나 그럴 수 있는데 이 소설은 굉장히 담담하게 이야기하고 있다. 그 담담함이, 어떻게 보면, 그저 일상적이고 평범한, 당연한 것으로 보여져서 좋았다. 특별하지 않게 서술했기 때문에 여성이 요강을 청소해야만 하는 일 등이 전혀 특별하지 않은, 그저 일상일 뿐인 현실이, 더 가깝게 느껴졌다.

소설은 나나가 이야기를 계속 하겠다고 말 하면서 끝이 난다. 나는 그 이야기를 밤을 새워서라도 듣고 싶다.